책 리뷰 마흔여섯.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유발 하라리 ★★★★

21세기의 인류는 지난 과거의 영토/종교/이념전쟁의 역사와 달리 각 국가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핵미사일 스위치 하나로 그 팽팽한 긴장의 끈이 평형을 이루게 되었다. 이전의 자본주 역사에서 인류를 화해시킨 비결은 모두에게 파이의 몫을 더 키워주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경제의 파이 크기를 끊임없이 늘려감으로써 그것이 가능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사실 개인적으로 아는 게 미미한데도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든 지식을 마치 자신의 것이라고 여기는 방식으로 살아왔다. 진화와 생존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형태의 전략은 대단히 유리하게 작용했다. 우리가 화폐의 가치나 무형의 회사라는 약속을 믿는 것, 인간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협력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고, 협력을 그토록 잘 할 수 있는 비결은 이러한 허구를 믿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권위가 인간에게서 알고리즘으로 이동함에 따라, 우리는 더 세계를 자율적인 개인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분투하는 장으로 보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그 대신 온 우주를 데이터의 흐름으로, 생화학적 알고리즘과 다름없는 유기체로 보고, 인간의 우주적 소명이란 모든 것을 포괄하는 데이터 처리 시스템으로 만든 다음 그 속으로 통합되는 것이라고 믿을 수도 있다.

현재의 개별국가는 지금 시대의 가장 중요한 도전을 해결하기에 올바른 틀이 아니다. 현재의 인류는 잠재적 핵 위험, 기후변화, 지수적 인공지능의 성장 등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지구적 정체성이 필요하다. 지금 인류에게는 지구 차원의 문제를 맞이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민족 단위의 정치에 고착되어 있다. 우리는 좀 더 우리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오직 관찰하고 본질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는 것, 그 이후에야 계속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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